
기다리고 있어.
지금.
누구라고?
말해 무엇해.
이 블로그 처음이구나?
8분정도 남았구나.
일곱시가 되려면.
대체 8분만에 무엇을 쓴다고.
어쨌든,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
인천에 가서 볶음밥을 먹은 것이 가장 쓸 만한 일이야.
나머진 전부 너덜너덜한 인생의 한 페이지를 채울 그저 뻔한 이야기일 뿐.
홀리스야.
이 건물은 이른바 유명 학원이 입주한 최신 빌딩인데,
목 좋은 1층 로비를 홀리스가 차지했어.
그래봐야 십여평짜리 공간이지만
이 집 커피는 늘 틸의 칭찬에 대상.
라테가 내가 좋아하는 맛.
그 맛은 대체 어떤 맛?
내가 좋아하는 맛?
응.
내가 좋아하는 맛.
이런.
가끔,
일찍 끝나면 나는 이곳에서 죽때리곤 한다.
A형 간염을 맞을테다.
아침에,
그녀가 그렇게 말헸다.
그래?
어디서?
회사 근처서.
얼만데?
이제부터 전화해볼꺼얌.
그래?
늦었다.
10시42분!
12시까지 출근하랬는데, 보스가.
1시간의 랩타임을 가만하더라도
10시 50분에는 나가줘야 하는데도
이렇게 틸이랑 커피를 마시면서 뻐꾸기를 주고받다니.
하지만, 출근복장 코스프레는
수십년된 내 유일한 특기.
밥 먹기 다음으로 자신있는!
먼저,
이를 샤샤샥 닦고,
방으로 와 물뱀 허물 벗듯이 파자마를 주르륵.
레인코트를 입고 헌팅캡을 쓰고,
충전된 모든 종류의 디바이쓰를 사시꼬미에서 회수해
골라 백팩에 쑤셔 넣고 거실로 나와 시계확인.
10시 51분.
오케이.
에브리띵 이스 언더 컨트롤.
틸은 전화중.
그 동안 알아낸 사실 1분 브리핑.
A형 간염 백신은 2번 접종해야 한다.
한 방에 7만원의 배추잎을 토해내는 것은 기본.
그러니까 머리 굴려 오래도록 계산해 봐도 14만원의 쌈짓돈이 증발한다.
빌어먹을.
보건소는?
안한데.
나는 오늘 늦은 출근이니까 회사 근처에 도착하면 병원에서 맞을테다.
오냐.
부랴부랴 뽀뽀하고 현관 나서고
한가한 7호선에서 1시간동안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니 직장 도착.
11시 55분.
물론, A.M.
세이프.
도착하자 가벼운 마음으로 싸온 도시락을 후벼파 맛있게 먹고 나니
어느 새 퇴근시간.
요새 퇴근이 일러.
왜인줄 알아?
알아.
넌 출세대신 퇴근 시간의 일찍을 선택했으니까.
맞아. 소노또오리나노!
5시 정각에 다시 7호선에 몸을 밀어 넣고
다시 아이폰질.
틈틈히 메씨지를 그녀에게 투척한다.
여하튼 바쁜 직장인인 그녀
오늘따라 답장은 빨랐다.
아마도 요 시간 극적으로 한가했던게지.
주사 맞았어?
어.
부작용은.
벌써? 설마.
나도 맞으러 갈테니 주소 쏴. 병원 위치.
당신의 싸구려 피쳐폰에서
내 광택나는 스마트폰으로.
치이.
그래서 도착한 병원.
안내데스크 뒷 편에서 막판 간식을 때리던 번치 오부 널스들.
널스 스테이션이라고 우하하게 설명하기엔 입가에 묻은 고추양념이 너무 선/명/해!
그냥 탕비실로 격하.
A형 간염이요. 몇 방 놓아주세요.
처음이세요?
이 병원요?
넵. 그런 것 같군요. 그 앞 종이에 Fill it up!
다 채웠어요.
자, 오갹싸마 내 설명 잘 들어요.
간호사가 설명한다.
아니 간호보조사일지도 모른다.
뭐래도 좋다.
자, 잘들으세요.
긴장.
백신은 두 번 맞아야 해요.
오늘 맞으면 육개월 후에 또 맞는 겁니다.
한 방에 칠만원이니까.
총 얼마죠?
14만원이요!
굳.
훌륭하군요. 우리가 방금 뒷편 창고에서 해치운 지겨운 인벤토리 솜씨보다 산뜻한 순발력이에요!
급히 먹은 떡볶기가 아쉽게 느껴질 지겨운 손님이겠지.
자, 그럼 우리가 바로 주사를 들고 쏠까요?
넵!
정답은 아닙니다. 입니다.
에에에?
먼저, A형 간염 항체 검사를 해야합니다.
앗! 그렇군요.
폼Form을 보아하니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슬슬 연세를 잡숫게 되는 포지션에 다다르신듯 하네요.
아아아아. - 이 여자 말뻔세 참 요란하네. - 그래서요?
환경이 깨끗했던 세대에겐 A형 간염 항체가 만들어져 있을 확율이 낮은 편입니다만
당신같은 경우는 오십대 오십이에요.
자연적으로 투쟁해 항체를 가졌을 확율이 말입니까?
그렇죠.
그러하다는 것은 내가 더러운 환경속에서 자란 세대란 말인가! 이런!
그렇기에 칠만방짜리 주사를 연속적으로 쑤셔 넣기 전에
먼저 만오천발짜리 항체, 항원 검사를 실시하는 게 순서라는 이야깁니다.
아!
이해되셨으면 선택해 주세요.
하지만, 나는 선택할 수 없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아파서 비틀대다가
주사를 맞으로 온 인간이 아니잖은가.
예방차원이고 예방접종을 하기위해 항체 검사는 당연히 필수다.
이것은 내가 아침부터,
아니 사실은 몇 달 전부터 고심해온
동갑내기 처제의 A형간염 투병을 보고 느낀 결론과는 다른 이야기다.
무지에서 깨어나자 새로운 서식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자
퇴근 시간에 임박한 간호사는 내 눈치를 살피며
입가에 묻은 루즈 아닌 붉은 액체를 닦기 시작했다.
맞으실건가요?
맞아야하긴 하겠는데요.
검사요?
아님 바로 백신이요.
일단 후퇴하고 좀 더 A형간염에 대해 연구해보고 재방문하기로 마음을 잡았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간호사,
붉은 소스가 묻은 티슈를 뭉쳐서 발 밑 휴지통에 넣는 손길이 바쁘다.
정말?
방금 도착한 그녀가 한심하다는 투다.
그래서 안맞았어?
좀 더 생각해야 않겠어?
검사라도 하지!
만오천원이래.
그게 어째서?
그것은 아침에 토의한 내용과는 다른 사항이잖아.
아유, 그래도 검사하고 음성이면 또 맞으면 그만이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맙소사.
나는 까다로운 인간일까?
당장 맞아, 내일이든 다음 주 월요일이든 내가 만오천원 줄테니.
알았어. 알았다구.
배고파.
나두.
뭐 먹을래.
순간 스치는 음식 이름.
사람 좋아 보이는 젊은 간호사.
그녀.
그녀가 힌트다.
포장마차 단골메뉴 어때?
간호사.
붉은 소스.
묻은 입술,
정답은?
태그 : 8분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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