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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연애시대

  • Posted at 2008/08/20 16:24
  • Filed under 일쌍
  • Posted by 버트
어차피 짧은 가족 여행이었다. 여행이 좋은 점은 여행자가 반드시 출발점으로 되돌아 온다는 것일게다. 바로 그 점이 여행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 여보세요?
- 어라?
- 방금 도착했어요.
- 아이고 애썼네. 집이야?
- 응.
- 어찌 이렇게 일찍 왔누.
- 새벽에 떨어졌어. 자정즈음 섬에서 출발했으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풀지 않고 당장 전화부터 하는거야.
- 그렇구나.
- 목소리 들으니까 참 좋네.
- 그래?


물론, 나도 좋았다. 지금 이 상황에선 개뼉다구같은 사장이 물가대비 마이너스 50퍼센트정도 월급을 올려주면서 야근을 밥먹듯이 시키는 현실도 암것도 아닌듯 했다. 올림픽 야구대표가 파죽의 예선 9연승을 거두고 마침내 금메달을 획들한다 해도 별로 흥분되지 않을 성 싶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녀가 내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점이 좋았다. 뭐랄까. 안심이 되었달까. 생각같아선 이렇게 댓구하고 싶었지만 말이다.

-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야.


그것은 정녕 호들갑일 것이다. 겨우 다섯밤을 자고 귀국한 그녀가 내 목소리를 섬에 흘리고 오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연애는 과정을 중시하기에 결혼은 그 과정이 빠져있는 점에서 불필요하다. 우리는 이를테면 목하 연애중인 것이다. 연애중인 사람들은 확인하는 것이 일과이며 그 확인의 과정을 소중히 여긴다.

- 당신 선물은 가볍게 세 개를 사줬어.
- 오오오! 어떤?
- 티셔츠 하나랑, 초콜릿 한 박스. 그리고 당신 좋아하는 앱솔루트 absolut 의 보드카를 1 배럴 샀지.
- 와아. 그게 그쪽 공항 면세점에 있디?
- 응. 와 종류가 참 많더라. 하지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바닐라 vanilla 는 없더라. 그래서 복숭아 peach 로 사왔어. 괜찮겠지?
- 괜찮다마다. 무거워서 혼났겠네.
- 다행이 귀국할 때 사가지고 오는 바람에 수고가 덜었지.
- 다행이지뭐겠어.


우리는 그밖에도 수다를 마구 떨어주었다. 같은 이름의 승객으로 전산상에 오류가 생겨 부득이 비즈니스 클래스로 귀국했다는 이야기가 정점이었다.

- 럭키네! 그렇게 앉더라도 음식은 물론 비즈니스 급이잖아!
- 하지만 한밤중에 출발한 비행기의 이른 아침식사라 그닥 훌륭하지도 시장기가 발동하지도 않았다는게 흠이야.
- 아하.


이번엔 내 차례다. 나는 집에서 책을 보며 뒹굴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빵은 다 먹었으며 주말엔 밀린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하느라고 결국 바람피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말도 잊지 않고 말해주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기가 여간 벅차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다. 마음은 늘 내 행동을 앞서 가는 법이다.

- 아이고.
- 왜?
- 당신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솔솔 눈이 감겨.
- 피곤하니까 그렇지 얼른 눈 좀 부치시오.
- 그래 당신 오늘 수고 하고.
- 응.


그렇다. 이렇게 해서 가신님 선물 가득 품고 무사히 의정부바닥에 착륙하신게다. 나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금 침작해져야 할 시간이 왔다.

다섯밤은 참 길었다. 나는 전화도 할 수 없었고, 물론 만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연애중이다. 그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것은 그것이외에도 참 많다. 나는 지금 일하는 중이며,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적지만 몇몇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는 중이며, 별것 아니지만 소중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현재진행형은 역시 그녀와 연애중이라는 점이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나를 살아있게 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제법 오래된 나를 생기있게 만드는 것이니까.

알다시피 폴 매카트니가 부른 No More Lonely Night 을 매일 밤 혼자 듣는 것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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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서

  • Posted at 2008/08/19 10:00
  • Filed under 일쌍
  • Posted by 버트
1월의 어느 샹하이 아침. 일찍 일어나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택시를 타고 번드bund로 향했다. 나는 그 무렵 중국에 자주 출몰했던 것이다. 좋게 말하면 비즈니스 트립이고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허송세월이라고나 할까.

- 동방의 명주를 보고 싶어.

나는 기사에게 말했지만 기사는 알아듣지 못했다. 당연하다. 그는 중국인이잖은가. 한국말을 알아듣기 어려울테지. 나도 역시 너희나라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어찌보면 공평한거다. 현지 교포에게 부탁해 적어 둔 메모를 들이밀자, 환하게 웃으며 출발하는 왕기사.

둥팡밍주는 과연 높은 탑이었다. 눈부시다는 (나로선 무엇이 눈부신지 잘 알지 못하지만)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거대한 관제탑(?)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나는 1층에서 입장료를 계산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귀가 먹먹해지자 빨간 유니폼을 입은 여자가 멋진 영어로 둥팡밍주에 대해 지껄이기 시작한다. 샹하이에 온지 만 하루가 지나서 처음듣는 구수한 영어발음이었다. 곧이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귀가 아픈 나는 잽싸게 박스안을 탈출했다.

날씨는 흐렸다. 멀리멀리 다 보일듯 보일듯. 흐렸지만 정말 다 보인다. 거짓말 안하고 멀리 지린성에서 빤쓰바람으로 체조를 하는 초등학생 아이까지 다 보일지경이었다. 그러나 그게 다다. 회색의 하늘, 똥색의 강 (정말 똥물이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서울로 시선을 향해 보았지만 역시 그것은 무리였다. 남산탑처럼 산 위에 탑을 만들었으면 아마 보였을지도 모르겠다만.

잔뜩 찌푸린 하늘, 금방이라도 비가 내리칠 것 같은 모습. 혼자서 몇 바퀴를 돌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이내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중력의 힘을 저항하며 오랜시간을 버티기란 역시 여간 고단한게 아니니까.

나는 둥팡밍주 주변을 산책했다. 굉장히 높이 솟아 오른 게 특이한 고가도로 (나는 방금 이 도로를 타고 숙소인 홍챠오에서 이곳 와이탄으로 왔던 것이다.)를 바라보며 정처없이 걸었다. 적어도 이곳은 도쿄의 번화가보다는 사람의 숫자가 덜했다. 그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요컨대 낯선 곳 낯선 거리에 낯선 사람들까지 가득차버리면 방향을 잃기 쉽상인 것이다. 나는 번드의 뚝을 따라 반듯하게 걸어 보았다.

1월의 샹하이는 춥지 않았다. 하지만 꽤 습했다. 바다에 인접한 도시라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이 그렇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갑자기 대화를 하고 싶어졌다. 누구라도 좋다. 아무라도 상관없다. 지금 이 순간 갑자기 내가 속한 나라에서 쓸 수 있는 번듯한 언어로 마구 지껄이고 싶었다. 정말 누구라도 좋았다. 3선의원으로 한 일이라곤 선거때마다 유세만 했던 것으로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개떡같은 동네 국회의원이라도 좋다. 자신이 결정권자가 아니라는 핑계로 지출계를 올리면 번번히 딱지를 놓는 허수아비같은 사장이라도 좋다. 심지어 헤어지는 순간에 너 같은 놈과는 다시는 상종하기 싫다며 다시는 자신앞에 얼쩡거리지 말라던 스토커 김모양이라도 좋다. 요컨대 나는 한국말을 쓰고 싶었다. 내가 이 낯선 세계에 낙오되지 않은  멀쩡한 인간이라는 점을 이야기함으로써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주위엔 내 말 상대가 될 인간은 없었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보아도 이방인일 뿐이고 아무리 지껄일 사람을 찾아보아도 이곳은 이국땅인 것이다. 나는 단념하고 길을 걸었다. 단념하고나니 극심하게 배가 고팠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것이다. 상점가를 거닐며 나는 끼니를 때우기 위한 가게를 찾아 보았다. 그런데.

- 야야, 그만!
- 응?
- 너 이 글의 주제가 뭐야.
- 그리움.
- 어떤?
- 이은미!
- 장난 치지말고 어떤 그리움이냐고!
- 그녀가 없는 허전함에 관한 그리움.
- 그녀는 지금 부재중?
- 응.
- 어째서?
- 여름휴가중.
- 넌 왜 안갔어.
- 나는 이번주가 휴가.
- 몇 밤 자면 오는데?
- 두 밤.
- 지랄, 난 또 뭐 멀리 이민이라도 간 줄 알았네. 암튼 조금만 아프면 아프다고 엄살. 조금만 외로우면 외롭다고 호들갑. 참 너란 놈도.
- 그래도 그리운 것은 그리운거야.
- 그나저나 이 글의 주제가 뭐냐니까?
- 그리움.
- 도대체가 말이 안돼. 작문시간이냐. 좀 짧게 써라. 요렇게 조렇게 해서 이렇게 나는 그립다. 뭐 이렇게 간명하고 알기쉽게.
- 그렇게 쓰고 있는데 네가 끼어든거잖아.
- 관 두자 관 둬. 계속 써.
- 싫어.
- 왜?
- 어차피 주제는 그리움이지만 손이가는데로 쓰다 보니 자꾸 엉뚱한 이야기가 나오니 나역시 답답했거든.
- 왜 아니겠냐. 하여튼.



* * *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 사랑하는 이가 사라졌다고 내가 쓸 수 있는 문장이 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의심이 많은 인간인지라 아무 글이나 쓰고 싶었다. 아무 글이나 써봄으로써 내 안에 쌓이는 그리움을 한쪽으로 치우려고 했다. 그래서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샹하이에 대한 작은 글, 이를테면 수필따위를 쓰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의 편린이 어째서 지금의 그리움과 연결될지는 나역시 알지 못했다. 나는 끝이 없는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이 글을 왜 쓰고 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나는 나 자신과 스스럼없이 자주 대화한다. 하지만 그녀가 있었을 때 또다른 나는 나를 잡아주는 중심추로 기능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속의 나는 그저 궁상일 뿐이다.

어쨌든 나는 그녀가 돌아올때까지 어떤 형식이든 그리움을 해소해야 한다. 글은 내게 좋은 기회를 준다. 아무거나, 아무 이야기나 마구 찌껄이다 보면 어쩐지 그리움이 옅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움이라는 것은 그리 간단히 해소되지 않는다. 세상사 간단한 것은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다. 아마도 그녀가 도착하면 내 무의미한 글들도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다. 때문에 나는 닥치는 대로 글을 써야만 한다. 내 안에 쌓여만가는 그리움을 치워내야 한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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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사줄테니까 바람 피우지 마!

  • Posted at 2008/08/18 10:00
  • Filed under 일쌍
  • Posted by 버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살아가는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다. 원거리 연애를 하는 인간들에게는 우스운 이야기겠지만 나같은 쫌생이들에겐 떨어져 있는 단하루가 천년처럼 길게 느껴진다.

- 나와, 맛있는 것 사줄게.
- 정말?
- 응.
- 하지만, 자정까지 사장이 날 너무 혹사해서 점심 무렵 의정부로 갈 수 있을지가 의문.
- 그러게. 것도 그렇겠네. 나쁜 사장.


그냥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나와! 밥탱아.라고 말해주지 않는 것일까. 바보같은 틸사마같으니라고.

- 자?
- 응.
- 그럼 이따 잠깨면 전화해.
- 응.


나는 갑자기 만사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내일 이 맘때면 그가 이곳에 없을 것이다. 나는 헤어짐에 익숙한 인간들이 부럽다. 자식을 해외에 보내고 자신의 처마저 뒷수발을 위해 외국으로 보내 버리는 남자들을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다. 기러기는 기러기일 뿐이다. 기러기 아빠는 자식의 안녕을 자신의 사랑에 저당잡히는 자가당착적 현실도피일 뿐이다. 사랑하는 상대와 결혼해서 그 씨앗과 상대를 멀리 보내고 어찌 버틸 수 있을까. 영화표를 죄다 취소하고 역으로 달려가 기차표까지 반환청구를 해 버렸다.

- 갈까?
- 오게?
- 응.
- 와!
- 그래, 지금 기차탄다.


창졸간에 일어난 해프닝이라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질 못했다. 낡은 지갑과 휴대폰뿐. 장장 30분이상 기차여행을 해야하는데 읽을거리가 없다는 것은 지옥이다. 나는 할 수 없이 청량리 역 플랫폼 위에 자리잡고 있는 잡지 판매대에서 시사IN은 한 권 사버렸다. 영화잡지를 보려고 했는데 지불하고 보니 내 손엔 엉뚱한 잡지가 들려 있었던 것이다. 거 참 나도 이제 완연한 아저씨인가.

후텁지근한 공기를 뚫고 낯선 역에 내려서니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그녀가 눈에 띈다. 나는 손을 흔들었다. 10초간 혼자흔들기를 반복하다보니까 마침내 시선이 마주치고 그녀도 손을 흔들며 답례를 한다.

- 결정해.
- 뭘?
- 뭐 먹을래?
- 뭐가 좋을까.
- 내가 우리동네 맛집 두 개 적어왔어. 다 의정부역 근처야. 하지만 거리가 떨어져 있으니 가서 선택하기보다 여기서 선택한 후 이동하는 편이 좋겠어.
- 뭐가 좋을까.
- 수육어때? 당신 며칠째 수육타령이었잖아.
- 수육잘하는데가 가차워?
- 버스로 겨우 몇 정거장인걸.
- 가자.


버스에 타서 핸드폰을 꺼내어 내게 내미는 그녀. 핸드폰 액정엔 맛집 정보를 적어 놓은 포스티잇이 붙어 있었다.

- 봐. 내가 애썼지.
- 아이구, 훌륭하시네요. 준비하시느라 고생많았시오.
- 히히히.


식사를 하고 근처 중앙시장을 산책했다. 나는 여세를 몰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뛰었다.

- 와, 여기 빵집은 디따 옛날 스타일의 빵집이야.
- 빵 사줄까?
- 세 봉에 오천원이래.
- 싸네.
- 그럼 이거 싸가서 주말을 때울까?
- 그래라, 그럼. 내가 쏠게. 그 대신.
- 그 대신?
- 내가 없는 사이 바람피우면 안돼!
- 엣?
- 집에서 주말동안 꼼짝 않고 책만보고 빵만 먹고 있어.
- 하하하하.
- 알았지?


우리는 빵을 사가지고 사이좋게 나누었다. 그리고 근처 원두커피숍에 가서 커피와 밀크티를 마셨다. 그리고 기차를 탔다. 두 정거장 후 그녀는 내린다. 나는 그녀와 헤어지기가 싫었다. 빵 따위를 주지 않아도 바람따윈 피우지 않아.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 * *


벌써 이틀이 지났다. 그녀는 여전히 부재중이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바람을 피우기는 커녕 보상으로 사준 빵조차 다 먹지 못했다. 나는 그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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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人半面

  • Posted at 2008/08/17 15:58
  • Filed under 포토
  • Posted by 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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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헤어진지 만 하루. 하지만 그 하루가 마치 천년같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해져 자꾸만 시야가 흐려진다.

제길. 있을 때 잘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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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 기어이...

  • Posted at 2008/08/17 13:40
  • Filed under 세상
  • Posted by 버트
결국 쓰러졌다. 계약만료후 복직 및 정직원 전환으로 요구하며 옥상에서 1000일이 넘게 투쟁했던 여성노동자 2명. 단식이라는 극약처방으로 강도를 높여 67일씩이나 투쟁하던중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이에 진보신당은 기륭전자 사측에 대해 “국내 생산 시설을 몰래 가동해 노조원들을 속이고, 자신들의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며 ‘교섭 아닌 교섭’조차 결렬되게 만든 사측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버렸다”고 했다. 또한 현 거대여당의 원내대표가 직접 사태해결에 힘을 쓰겠다고 공언한 하며 한가닥 희망을 제시하더니 끝내 면담조차 거부한 작금의 작태를 비난하기도 했다.

당쟁으로 비정규직을 몰고가보았자 결론은 힘 없는 노동자의 희생만 늘 뿐이다. 도대체 민주노동당은 뭐하는 당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진보신당이야 국회의원 한 명 배출하지 못한 말뿐인 정당이라 그렇다 하더라도 이른 바 당명에 '노동'을 넣어 진보를 부르짖는 이 집단에 미래는 있기나 한걸까. 안타깝기 그지없다. 평균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 이른 바 기득권 노조에 눈치를 보며 미국소정국으로 국회를 공전시키는 짓거리 이외에 그들이 할 수 있는게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여성비정규직 노동자가 쓰러져야 이 나라가 정신을 차릴지 괴로울 뿐이다. 강남뉴코아의 여성비정규직 노동자, KTX승무원의 비정규직 노동자 등등 수 많은 여성들이 제한된 임금으로 최대한의 노동을 자본에게 바치기 바쁜 세상 아닌가. 그것으로 창출되는 막대한 잉여가치는 도대체 어디로 세어나가고 있는 것일까.

저렴한 값에 소중한 노동자를 딱 2년만 쓰고 버릴 수 있는 법을 여야합의를 통해 통과시킨 이 나라의 여야를 아유루는 미친 위정자들때문에 생계형 여성 노동자들의 앞 날을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차라리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을 여성비하직이라고 바꾸어 부르는 게 훨씬 정직한 사회가 아닌가 싶다.

지랄맞은 세상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