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짧은 가족 여행이었다. 여행이 좋은 점은 여행자가 반드시 출발점으로 되돌아
온다는 것일게다. 바로 그 점이 여행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물론, 나도 좋았다. 지금 이 상황에선 개뼉다구같은 사장이 물가대비 마이너스 50퍼센트정도 월급을 올려주면서 야근을 밥먹듯이 시키는 현실도 암것도 아닌듯 했다. 올림픽 야구대표가 파죽의 예선 9연승을 거두고 마침내 금메달을 획들한다 해도 별로 흥분되지 않을 성 싶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녀가 내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점이 좋았다. 뭐랄까. 안심이 되었달까. 생각같아선 이렇게 댓구하고 싶었지만 말이다.
그것은 정녕 호들갑일 것이다. 겨우 다섯밤을 자고 귀국한 그녀가 내 목소리를 섬에 흘리고 오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연애는 과정을 중시하기에 결혼은 그 과정이 빠져있는 점에서 불필요하다. 우리는 이를테면 목하 연애중인 것이다. 연애중인 사람들은 확인하는 것이 일과이며 그 확인의 과정을 소중히 여긴다.
우리는 그밖에도 수다를 마구 떨어주었다. 같은 이름의 승객으로 전산상에 오류가 생겨 부득이 비즈니스 클래스로 귀국했다는 이야기가 정점이었다.
이번엔 내 차례다. 나는 집에서 책을 보며 뒹굴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빵은 다 먹었으며 주말엔 밀린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하느라고 결국 바람피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말도 잊지 않고 말해주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기가 여간 벅차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다. 마음은 늘 내 행동을 앞서 가는 법이다.
그렇다. 이렇게 해서 가신님 선물 가득 품고 무사히 의정부바닥에 착륙하신게다. 나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금 침작해져야 할 시간이 왔다.
다섯밤은 참 길었다. 나는 전화도 할 수 없었고, 물론 만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연애중이다. 그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것은 그것이외에도 참 많다. 나는 지금 일하는 중이며,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적지만 몇몇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는 중이며, 별것 아니지만 소중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현재진행형은 역시 그녀와 연애중이라는 점이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나를 살아있게 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제법 오래된 나를 생기있게 만드는 것이니까.
알다시피 폴 매카트니가 부른 No More Lonely Night 을 매일 밤 혼자 듣는 것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것이다.
- 여보세요?
- 어라?
- 방금 도착했어요.
- 아이고 애썼네. 집이야?
- 응.
- 어찌 이렇게 일찍 왔누.
- 새벽에 떨어졌어. 자정즈음 섬에서 출발했으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풀지 않고 당장 전화부터 하는거야.
- 그렇구나.
- 목소리 들으니까 참 좋네.
- 그래?
물론, 나도 좋았다. 지금 이 상황에선 개뼉다구같은 사장이 물가대비 마이너스 50퍼센트정도 월급을 올려주면서 야근을 밥먹듯이 시키는 현실도 암것도 아닌듯 했다. 올림픽 야구대표가 파죽의 예선 9연승을 거두고 마침내 금메달을 획들한다 해도 별로 흥분되지 않을 성 싶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녀가 내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점이 좋았다. 뭐랄까. 안심이 되었달까. 생각같아선 이렇게 댓구하고 싶었지만 말이다.
-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야.
그것은 정녕 호들갑일 것이다. 겨우 다섯밤을 자고 귀국한 그녀가 내 목소리를 섬에 흘리고 오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연애는 과정을 중시하기에 결혼은 그 과정이 빠져있는 점에서 불필요하다. 우리는 이를테면 목하 연애중인 것이다. 연애중인 사람들은 확인하는 것이 일과이며 그 확인의 과정을 소중히 여긴다.
- 당신 선물은 가볍게 세 개를 사줬어.
- 오오오! 어떤?
- 티셔츠 하나랑, 초콜릿 한 박스. 그리고 당신 좋아하는 앱솔루트 absolut 의 보드카를 1 배럴 샀지.
- 와아. 그게 그쪽 공항 면세점에 있디?
- 응. 와 종류가 참 많더라. 하지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바닐라 vanilla 는 없더라. 그래서 복숭아 peach 로 사왔어. 괜찮겠지?
- 괜찮다마다. 무거워서 혼났겠네.
- 다행이 귀국할 때 사가지고 오는 바람에 수고가 덜었지.
- 다행이지뭐겠어.
우리는 그밖에도 수다를 마구 떨어주었다. 같은 이름의 승객으로 전산상에 오류가 생겨 부득이 비즈니스 클래스로 귀국했다는 이야기가 정점이었다.
- 럭키네! 그렇게 앉더라도 음식은 물론 비즈니스 급이잖아!
- 하지만 한밤중에 출발한 비행기의 이른 아침식사라 그닥 훌륭하지도 시장기가 발동하지도 않았다는게 흠이야.
- 아하.
이번엔 내 차례다. 나는 집에서 책을 보며 뒹굴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빵은 다 먹었으며 주말엔 밀린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하느라고 결국 바람피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말도 잊지 않고 말해주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기가 여간 벅차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다. 마음은 늘 내 행동을 앞서 가는 법이다.
- 아이고.
- 왜?
- 당신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솔솔 눈이 감겨.
- 피곤하니까 그렇지 얼른 눈 좀 부치시오.
- 그래 당신 오늘 수고 하고.
- 응.
그렇다. 이렇게 해서 가신님 선물 가득 품고 무사히 의정부바닥에 착륙하신게다. 나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금 침작해져야 할 시간이 왔다.
다섯밤은 참 길었다. 나는 전화도 할 수 없었고, 물론 만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연애중이다. 그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것은 그것이외에도 참 많다. 나는 지금 일하는 중이며,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적지만 몇몇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는 중이며, 별것 아니지만 소중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현재진행형은 역시 그녀와 연애중이라는 점이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나를 살아있게 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제법 오래된 나를 생기있게 만드는 것이니까.
알다시피 폴 매카트니가 부른 No More Lonely Night 을 매일 밤 혼자 듣는 것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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