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시국이 어수선하다보니 그 틈을 노려 정부를 씹어대는 인간들이 참 많다. 독선적인 위정자를 성토하고 소통을 주장하며 죽은 전임자를 애도하다 못해 추앙하기까지 한다. 이는 뭐 딱히 새로운 현상도 아니다. 전정권 말에도 택시만 타면 무수히 듣던 소리였다. 다만 이번엔 레임덕이 빨랐던 탓이 크다. 위정자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사실상의 레임덕이다. 그 돌파구를 4대강 살리기로 선택한 한심함은 대연정이 성사되지 않자 FTA를 들고 나온 전임자의 실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똥이 그 똥이란 이야기다. 자신이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그렇게 해석해도 좋을듯하다. 문제는 지금의 위정자를 규탄하기 위해 전임자를 맹목적으로 추앙하는 자들의 한심한 작태가 역겹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자신의 가정에서도 군림하려만 들고 편하게만 생활하려는 남성(기혼자는 아내의 노력봉사를 요구하고 미혼자는 자신의 어머니의 노고를 갈취하며)들의 주장이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제가를 논하려면 수신은 기본이다. 수신은 곧 자신의 낮춤과 가정의 평등에서 출발한다. 그런 자세를 갖춘 인간들만이 비로소 제가를 논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집에서는 마치 제왕적 대통령의 위상으로 식구들을 좌지우지 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밖에서 자신이 그런 취급을 연장 받지 못한 서운함을 몇 줄의 댓글따위를 통해 분노로 탈 바꿈시켜 표출하는 작금의 현실이 내게는 토악질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 비정규직에 대해 짧은 코멘트를 하기 전에 쓰잘데 없는 마초들을 다룬 이유는 포스트 노무현정국을 이용해 설레발을 떠는 꼬락서니들을 봐주기가 힘들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그들이 한데 묶어 현 정부를 규탄하는 비정규직을 적어도 마초가 아닌 우리들은 그들의 편협이 갖는 속성을 알아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내게 그들이 정부나 여당을 비판하는 모습은 그저 뿔따구가 난 비주류의 볼멘소리나 앙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비정규직 폐해의  본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아니다. 비정규직의 2/3를 넘게 차지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직업 선택의 평등권을 부여하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집에서 군림하는 가장이나 장남들은 이 점을 잘 알지 못한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아 한다. 편하게 아내나 어머니가 다려준 양말을 신고 집 안의 유일한 자동차를 혼자만 유유히 몰고 출근하는 가부장적 시대의 마초들이 어찌 비정규직의 참뜻을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비정규직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결국 여성노동자들의 지위향상을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되야한다. 그 '향상'은 순전히 여성노동자를 다루는 자체에 있으며 정규직 남성 노동자과 비교하게 되면 향상은 '평등' 또는 '남성 노동자에 준하는' 이라는 단어로 교체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의 비정규직이라는 문제가 가난한 여성노동자들의 지위와 복지 향상에 목적이 있음을 알아야 비로소 비정규직을 논할 수 있게 된다. 어째서냐고? 그런 의문을 갖는 순간 너는 비정규직에 담긴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다. 통계를 보여줄까?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 10명 가운데 7명이나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남성 정규직의 34.7%의 임금을 받으면서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현재의 경제위기 통계다. 지금 조사하면 더욱 비참해지면 비참해졌지 향상되거나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비정규직의 확산은 여성노동자의 승진과 복지 향상을 제어함으로써 남성노동자들의 기득권을 확보하는게 목적이다.  이 나라에서 비정규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토록 자명한 것이다. 남성사회에 남성을 거세한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은 무의미할 뿐이라는 점을 우리는 이미 자각하고 있다. 단지, 그렇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화하는 게 무안할 뿐이다. 그래서 비정규직법이라는 법을 만들어 분리와 불평등을 강화하는 것이다.

  •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비정규직법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을 통한 차별을 이야기하는 아니다. 그에 앞서 여성노동자들이 남성노동자들의 지위와 복지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악법일 뿐이다. 집에서 다리미를 들고 서방의 양말이나 다려야 할 여편네가 밖으로 뛰쳐나가 돈을 벌겠다고 할 때부터 내 알아 봤어.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발의한 법이 바로 지금 한국의 비정직에 관한 법률이라는 이야기다.

  • 이야기를 여기까지 읽어온 사람들은 문득 가지 의문이 들것이다. 아니 그럼 마초들이 지금 왜 벌떼처럼 일어나 비정규직법을 성토하는 것일까? 그것은 간단하다. 지금의 정국의 영향이다. 그들은 지금의 위정자나 떨거지들이 무조건 싫을 뿐이다. 그게 다다. 비정규직법안에 대해 설레발을 치는 지위 높으신 남성 노동자들에게 물어봐라. 수년을 투쟁한 KTX여승무원들이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있는가를. 개수작이란 늘 그렇듯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차지 않는 인간들의 작당을 가리킨다. 개수작은 늘 그렇듯이 마초들의 전유물이다. 그들이 반대를 하는 이유는 비정규직에 대한 애증이나 애환에 근거하지 아니한다. 그저 반대일뿐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해고 통보서를 받지 않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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