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been in love before...

일쌍 2010/02/09 13:46 Posted by 버트
아침에 늦잠을 잤어.
요사이 아침에 늦잠을 가끔 잔다.
월요일임에도 늦잠을 자다니,
군대식 문화가 시민의식으로 뿌리 내린 사람들이라면 단연코,
군기가 빠졌네.
하고 나무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군기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그저 군대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그렇게 지껄이면
겸연쩍게 웃어줄 따름이다.
그러면 이번엔 어허, 이 사람 이거,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나. 하고 혀를 찬다.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면 정말 웃음이 나오나?
허파엔 늘 바람, 즉 공기가 드나들어야 포유류는 생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그런 표현을 쓰지?
하면, 인상을 쓰면서 왜 애써 관용구에 딴지를 거냐는 식으로 경멸하곤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나는 늦잠을 잔 것 뿐인데,
순식간에 군기빠지고 허파에 바람들어간 미친 녀석으로 둔갑해 버렸다.

폐에 구멍임난 상태를 기흉이라고 하는데
몹시 아프데,
그래?
그렇게 구멍이 나면 바람이 숭숭 빠져나갈 것 아냐,
그럼 산소가 부족해져 폐가 오그라드는 모양이야.
요컨대, 너무 웃으면 왜 가슴이 아프잖니.
바로 그거야, 너무 웃으면 가슴이 아프다.
허파에 빵꾸가 나 바람이 슝슝 들어와도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눈물나게 웃는 인간들에게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나? 하고 비아냥 거리는 관용구가 생겨난 거래.
설마.

아침에,
눈은 떠 있지만 몽롱한 의식속에서
나름대로 스스로 군기를 잡기 위해 노력해보는데 전화가 울렸다.
그녀였다.
병원이라고?
왜?

나는 가끔
그녀없는 삶을 생각해보곤 한다.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그녀없는 이 지긋지긋한 나라에서.

같이죽어줄까?
웃기시네.
그럼 적어도 다른 이성과 교제나 합체를 하지 않겠다.
웃기시네.
뭐야, 남은 진지한데, 웃기시네, 웃기시네. 얼굴은 하나도 웃지 않음서.
웃기시네.

틸,
없어지면 안돼.
해나 달따위가 없어지는 것과 당신과는 개념자체가 달라.
사람들은 해나 달따위가 전혀 달갑지 않아.
여름엔 덥다고,
겨울앤 춥다고 투덜대.
하지만, 당신은 어때?
여름엔 새로 산 청바지의 실루엣에 반하고
겨울엔 던디 케이크를 만드는 솜씨에 넘어가게 만들잖아.
하루키는 일큐팔싸에서,
달이 두 개지만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주인공을 그려냈잖아.
그것은 그것대로 공중에 떠 있으니 오히려
안심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해.
아마도 나는 일큐팔싸년을 살고 있었다면
잡혀서 총살을 당했을꺼야.
달이 두 갠데 너희들은 왜 이상하게 생각지 않느냐고.
어쨌거나,
달이 두 개든,
그 두 달이 몰락했든
나는 개의치 않아.
다만 당신이 아프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훗날
아주 먼 훗날
나만 살아남아,
커팅크루처럼
예전에 나도 사랑에 빠진적이 있었어. 라고
마치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넋두리하기 싫다.
나는 지금 그것을 하고 있다. 고
이렇게 블로그에,
이렇게 세상에대고 말 할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해.
그러니까.
당신도,
기운을 내라구.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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